“목욕한 지 얼마 안 됐는데 다시 냄새가 나요.”
“발을 계속 핥고, 발가락 사이가 빨갛게 변했어요.”
“약을 먹으면 덜 긁는데, 끊으면 다시 심해집니다.”
피부 문제로 진료실을 찾으시는 보호자님들께 자주 듣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증상이 있을 때 확인하는 원인 중 하나가 말라세지아 피부염입니다.
이름이 낯설어도 ‘효모균 때문에 생기는 피부염’이라고 설명드리면 들어본 적 있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다만 냄새가 나거나 발을 핥는다고 해서 모두 말라세지아 피부염은 아닙니다. 반대로 알레르기성 피부질환을 치료하는 중에도 말라세지아가 함께 증식해 가려움을 더 심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수성메트로동물병원 대표원장 최연우입니다.
오늘은 말라세지아가 무엇인지, 어떤 검사가 필요하며, 치료 후에도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설명드리겠습니다.
말라세지아, 원래 피부에 있는 균이라고요?
말라세지아는 효모라는 곰팡이의 한 종류입니다. 건강한 강아지의 피부와 귀에서도 발견될 수 있는 미생물입니다.
피부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곧 질병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피부 상태가 달라지면서 말라세지아가 과도하게 증식하거나, 이에 대한 염증 반응이 나타날 때입니다. 가려움과 붉어짐, 기름진 각질, 냄새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치료할 때는 두 가지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지금 말라세지아가 피부 문제에 관여하고 있는지, 그리고 왜 문제가 생기기 쉬운 피부 상태가 되었는지입니다.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말라세지아 피부염이 있는 아이에게서는 다음과 같은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 발을 자주 핥거나 발가락 사이를 깨뭅니다.
- 겨드랑이·사타구니·목·피부 주름 부위가 붉어집니다.
- 피부가 끈적이거나 기름진 각질이 생깁니다.
- 목욕 후에도 냄새가 쉽게 돌아옵니다.
- 오래 반복된 부위의 피부가 검게 변하거나 두꺼워집니다.
- 귀를 긁거나 머리를 털며, 귀에서도 냄새와 분비물이 나타납니다.
특히 발가락 사이와 피부가 접히는 부위처럼 습기와 분비물이 머물기 쉬운 곳을 잘 살펴봐야 합니다.
다만 이러한 증상은 알레르기나 세균성 피부 감염 등에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피부의 냄새나 색깔만으로 원인을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피부 진료에서는 증상이 시작된 시점과 반복되는 양상, 이전 치료에 대한 반응을 먼저 확인합니다. 귀와 발 등 다른 부위에도 문제가 있는지 함께 살펴봅니다.
그리고 필요한 부위에서 피부 세포검사를 진행합니다.
피부에 테이프를 붙이거나 분비물을 채취한 뒤, 현미경으로 말라세지아와 세균 등을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단순히 “균이 있다, 없다”만 보는 것이 아닙니다. 원래 피부에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발견된 양과 해당 부위의 염증·가려움, 치료 반응을 함께 해석해야 합니다.
모든 아이에게 처음부터 배양검사나 복잡한 검사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현재 피부 상태와 치료 경과에 따라 필요한 검사를 선택합니다.
가려움 약을 먹는데도 왜 반복될까요?
가려움이 심하면 계속 긁고 핥으면서 피부가 더 손상됩니다. 따라서 가려움과 염증을 조절하는 치료는 중요합니다.
다만 가려움을 줄이는 치료와, 함께 증식한 효모균이나 세균을 치료하는 것은 역할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알레르기로 피부에 염증이 생긴 아이에게 말라세지아까지 증식했다면, 알레르기 관리와 함께 말라세지아에 대한 치료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말라세지아만 줄였더라도 바탕에 있는 알레르기나 다른 피부질환이 조절되지 않으면 다시 불편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려움이 반복되는 아이를 진료할 때, 처음 피부 문제를 일으킨 원인과 현재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을 함께 확인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약을 바꾸기 전에, 지금 피부에서 어떤 문제가 이어지고 있는지 다시 살펴야 합니다.
치료는 어떻게 진행하나요?
치료 방법은 병변의 범위와 심한 정도, 아이의 건강 상태, 집에서 관리할 수 있는 여건에 따라 달라집니다.
약용 샴푸나 바르는 약을 사용하는 국소 치료
피부에 직접 작용하는 항진균 성분의 제품을 사용합니다. 제품에 따라 사용 횟수와 피부에 접촉시켜야 하는 시간이 다르므로, 처방받은 방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약용 목욕은 횟수를 무조건 늘린다고 효과가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피부 상태에 맞게 사용하고 충분히 헹군 뒤 잘 말려야 합니다.
필요한 경우 먹는 항진균제 사용
병변이 넓거나 국소 관리가 어려운 경우에는 먹는 약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상태와 다른 복용 약 등을 확인해 선택하며, 필요에 따라 검사와 모니터링을 병행합니다.
동반 질환 관리
알레르기성 피부질환, 호르몬 질환, 피부 주름 등 말라세지아가 반복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배경도 함께 살펴봅니다.
모든 아이에게 같은 샴푸와 같은 약을 사용하는 방식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덜 긁고 냄새가 줄면 치료가 끝난 걸까요?
증상이 줄어드는 것은 좋은 변화입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치료가 충분히 이루어졌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재진에서는 붉어짐과 가려움이 얼마나 줄었는지 살펴보고, 필요하면 세포검사를 반복해 말라세지아가 조절되고 있는지 확인합니다.
검사상 말라세지아가 줄었는데도 계속 가렵다면, 남아 있는 알레르기나 다른 피부 문제를 다시 살펴야 합니다.
치료의 종료 시점은 겉으로 보이는 변화와 검사 결과를 함께 보고 결정합니다. 좋아 보인다는 이유로 처방을 임의로 중단하거나, 반대로 재평가 없이 같은 약을 계속 사용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재발했다고 보호자님이 관리를 못한 것은 아닙니다
말라세지아 피부염이 반복되면 보호자님들은 종종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제가 목욕을 제대로 못 시켜서 그런가요?”
“관리를 더 열심히 했어야 했나 봐요.”
하지만 재발을 단순히 청결이나 관리 부족의 문제로 볼 수는 없습니다.
알레르기처럼 꾸준한 조절이 필요한 질환이 있거나, 피부 주름 등 구조적인 요인이 있으면 치료 후에도 다시 증식하기 쉬운 상태가 남을 수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증상이 심할 때의 치료와,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관리 계획을 나누어 세우는 것이 좋습니다.
집에서는 다음 사항을 지켜주세요.
- 처방받은 제품을 안내된 횟수와 방법으로 사용합니다.
- 목욕 후 발가락 사이와 피부 주름의 물기를 잘 말립니다.
- 냄새뿐 아니라 핥는 횟수, 붉어짐, 끈적임의 변화도 살펴봅니다.
- 이전에 남은 약이나 사람용 연고를 임의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 좋아진 뒤의 목욕·재진 간격도 담당 수의사와 함께 정합니다.
관리 계획은 보호자님이 일상에서 꾸준히 실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목욕이나 약 바르기가 어렵다면, 그 어려움까지 말씀해 주셔야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함께 찾을 수 있습니다.
피부에 있는 균과, 그 균이 문제가 된 이유를 함께 봅니다
말라세지아 피부염의 치료는 피부에서 효모균을 줄이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가려움과 감염을 조절하고, 반복되는 이유를 살피며, 좋아진 상태를 유지하는 과정까지 이어져야 합니다.
보호자님께서 바라는 것도 잠깐 덜 긁는 모습만은 아닐 것입니다. 발을 핥느라 잠을 설치지 않고, 피부를 만져도 불편해하지 않는 편안한 일상일 것입니다.
저는 지금 필요한 치료가 무엇인지, 좋아진 뒤에는 어떤 관리가 필요한지 나누어 설명드리겠습니다. 반복되는 피부 문제 속에서 아이와 보호자님이 덜 힘들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겠습니다.
수성메트로동물병원
대표원장 최연우
참고 문헌
Guillot J, Bond R. Malassezia Yeasts in Veterinary Dermatology: An Updated Overview. Frontiers in Cellular and Infection Microbiology. 2020.
Bond R, et al. Biology, diagnosis and treatment of Malassezia dermatitis in dogs and cats: Clinical Consensus Guidelines of the World Association for Veterinary Dermatology. Veterinary Dermatology.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