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서 내원한 만성 외이염 환자의 검사·세척·치료 과정
“약을 먹으면 잠깐 괜찮아지는데, 왜 자꾸 다시 심해질까요?”
귀에서 냄새가 나고 진물이 흐르는데 치료를 반복해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보호자님도 지치실 수밖에 없습니다. 귀를 만질 때마다 아이가 피하거나 아파하면 집에서 약을 넣는 일조차 어려워집니다.
이번에 소개할 아이도 오랜 기간 외이염으로 치료받다가 포항에서 수성메트로동물병원을 찾아왔습니다.
3~4년 전 시작된 귓병은 좋아졌다가 재발하기를 반복했고, 보호자님 말씀으로는 최근 1년 동안 진물과 분비물이 지속됐다고 합니다. 여러 약과 귀 연고를 사용해 왔으며, 내원 당시에는 귀를 만지는 것에도 강하게 거부했습니다.
이번 치료에서는 귀 안에 쌓인 분비물을 제거하고, 검사 결과와 실제 치료 반응을 함께 보며 방향을 조정하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보다 귀 안쪽 상태가 중요했습니다
귀 입구만 봤을 때는 내부의 상태를 충분히 알기 어려웠습니다. 이도 안쪽을 확인하니 고름과 분비물이 많이 차 있었고, 고막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진 1, 2 — 초진 당시 귀 입구와 이도 내부]
이도 안에 고름이 가득해 고막을 확인하기 어려웠던 상태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냄새나 귀지의 양뿐 아니라 이도의 부종, 통증, 분비물의 성상과 고막 상태를 함께 평가해야 합니다.

보호자님께는 우선 내부를 가리고 있는 분비물을 제거하면서, 귀 안쪽을 단계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드렸습니다.
첫 번째 치료: 통증을 고려하며 귀 안을 세척했습니다
이 아이는 귀를 만지는 것을 매우 싫어했습니다. 처치를 억지로 진행하기보다 진정하에 깊은 이도 세척, 즉 딥 이어 플러싱을 시행했습니다.
분비물과 고름을 제거한 뒤에는 그 아래 가려져 있던 붉고 부어 있는 피부상태가 확인됐습니다.

[사진 — 1차 세척 전·후]
분비물 제거 후 염증이 있는 이도 피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세척은 단순히 귀를 깨끗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과정이 아닙니다. 내부 상태를 평가하고, 처방한 약이 필요한 부위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돕는 치료 과정입니다.
다만 고막이 보이지 않는 귀에서는 손상 가능성까지 고려해 세척액과 방법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집에서 깊은 곳까지 닦으려 하거나 강한 압력으로 세척하는 방식과는 다릅니다.
반복된 치료 이력에 맞춰 약 선택을 다시 검토했습니다
이번 환자는 여러 약을 사용한 뒤에도 증상이 지속된 상태였습니다. 이전 치료 이력과 현재 소견을 바탕으로 세균배양·항생제 감수성 검사를 진행했고, 2차 치료부터 결과를 참고해 처방을 조정했습니다.



2차 치료부터는 세균배양을 통한 항생제 감수성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아이에게 맞는 약을 정확하게 사용합니다.
꼭 이 검사를 해야하는지 의문을 가지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아이에게 가장 반응성이 좋은 약을 쓴다는 것은, 그만큼 약 복용 기간을 짧게 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이 검사는 어떤 세균이 확인되는지, 항생제 선택에 어떤 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 살펴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검사 결과 하나만으로 가장 잘 듣는 약이나 치료 기간을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귀에 직접 적용하는 약은 검사실 조건과 실제 적용 농도가 다를 수 있어, 이도와 고막의 상태, 약물의 안전성, 치료 반응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기존 약을 무조건 더 강하게 바꾸는 것보다, 현재 상태에 맞게 선택을 다시 검토하는 일이었습니다.
두 번째 치료: 분비물은 줄었지만, 치료는 더 필요했습니다
2회차에는 초진 때보다 붉은 기와 진물이 줄어드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도 안에는 여전히 분비물과 이물이 남아 있어 추가 세척과 치료를 이어갔습니다.


[사진 — 2차 치료 당시 세척 전(왼쪽)/후(오른쪽 사진)]
초진과 비교해 염증과 분비물의 변화를 확인하며 치료했습니다.
겉으로 좋아 보이는 것과 치료가 충분히 이뤄진 것은 다를 수 있습니다. 냄새가 줄거나 진물이 멎었다고 바로 종료하기보다, 귀 안쪽에 염증과 분비물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보호자님께도 좋아진 부분과 아직 치료가 필요한 부분을 사진으로 함께 설명드렸습니다.
집에서 약을 넣는 과정도 함께 살폈습니다
진료실에서 치료 계획을 세워도 집에서 약을 적용하기 어렵다면 그 이유를 함께 해결해야 합니다.
이 아이의 보호자님께도 처방약을 적용하는 방법과 주의사항을 안내하고, 아이가 얼마나 거부하는지, 실제로 약을 넣는 데 어려움은 없는지 확인했습니다.

약을 잘 넣지 못하는 것이 보호자님의 노력 부족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통증이 심하거나 오랜 처치 경험으로 귀 만지는 것을 두려워할 수도 있습니다.
병원에서 확인한 상태와 보호자님이 집에서 관찰한 모습을 연결해야, 이어갈 수 있는 치료 계획이 됩니다.
검사 결과와 처치 내용을 공유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세 번째 치료: 귀를 만질 때의 거부가 줄었습니다
초진 당시에는 귀를 만지는 것에도 강하게 반응했지만, 3회차에는 가볍게 닦는 처치에 대한 거부가 줄었습니다.
이러한 행동 변화는 불편함이 줄고 있는지 살피는 단서가 됩니다. 다만 행동만으로 통증이 없어졌거나 치료가 끝났다고 판단하지 않고, 귀 안의 상태와 함께 평가했습니다.


[사진 — 3차 치료 당시 세척 전(왼쪽)/후(오른쪽 사진]
남아 있는 분비물과 이도 상태를 확인하며 치료를 이어갔습니다.
처음 내원 당시 아이는 귀를 만지지도 못하게 했습니다. 그래서 약간의 진정을 해서 딥 이어 플러싱을 진행했구요.
3회차 부터는 귀를 살짝 닦아내도 크게 거부감이 줄어들었습니다. 아픈 것이 그만큼 줄어들었기 때문이겠지요.
연고를 도포하기 전 이도 안에 있는 모든 이물을 깨끗하게 하고 발라야 제 효과가 나타납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이지만 가장 정도를 걷는 방법이 가장 빠른 방법이기도 합니다.
반복되는 외이염, 좋아진 이후에도 살펴야 하는 이유
외이염은 세균이나 말라세지아의 증식뿐 아니라 알레르기, 이도의 구조와 만성적인 변화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재발을 모두 귀청소 부족이나 보호자님의 관리 탓으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치료 후에도 반복된다면 아직 조절되지 않은 원인이나 귀 안의 변화가 있는지 다시 살펴야 합니다.
식이와 생활환경 역시 필요한 경우 평가하지만, 모든 아이에게 같은 식이 제한이나 세척 주기를 적용하지는 않습니다.
귀가 안정된 뒤에는 상태에 맞춰 검진 간격을 정하고, 집에서의 세척과 약물 사용도 조절합니다. 저희 병원에서는 필요에 따라 1~2개월 간격의 귀 검진을 안내하며 변화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까지 치료되었으면 좋겠습니까?”
보호자님과 치료 목표를 함께 정합니다
외이염으로 처음 내원하신 보호자님께 드리는 질문입니다.
지금의 냄새와 가려움이 줄어드는 것, 약을 중단한 뒤에도 편안하게 지내는 것, 반복되는 재발을 줄이는 것. 보호자님이 바라시는 변화가 무엇인지 먼저 듣고 치료 방향을 함께 정합니다.
저희가 함께 바라보는 목표는 당장의 증상 완화를 넘어, 좋아진 귀 상태를 오래 유지하는 것입니다.
치료를 시작하고 귀의 붉은 기와 분비물이 줄어들면 보호자님도 한시름 놓으십니다. 하지만 만성 외이염에서는 그 이후의 관리도 중요합니다.
염증이 가라앉았더라도 귀 안에 균이 증식하기 쉬운 조건이나 기저 원인이 남아 있다면 다시 악화될 수 있습니다. 식이 관리가 필요한 아이는 간식까지 함께 조절해야 하고, 생활환경과 귀 관리 방법도 상태에 맞게 이어가야 합니다.
이는 보호자님께 관리를 모두 맡긴다는 뜻이 아닙니다. 집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정하고, 병원에서는 귀 안쪽의 변화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저희는 귀 상태가 안정돼 약을 중단한 뒤에도, 필요한 아이에게는 1~2개월 간격의 정기 검진을 안내합니다. 증상이 다시 심해진 뒤에만 만나는 것이 아니라, 분비물과 염증의 변화를 살피며 관리 방법을 조정하기 위해서입니다. 검진 간격은 아이의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외이염 치료는 약을 처방하고 끝나는 일이 아닙니다.
- 정확한 진단과 원인 평가
- 귀 상태에 맞는 세척과 필요한 경우 딥 이어 플러싱
- 검사 결과와 치료 반응을 고려한 맞춤 약물치료
- 재발을 줄이기 위한 정기 검진과 가정에서의 관리
수성메트로동물병원은 이 네 가지를 하나의 치료 과정으로 이어가고자 합니다.
병원은 검사와 처치, 경과 평가를 맡고, 보호자님은 집에서의 변화와 관리의 어려움을 알려주십니다. 그렇게 한 팀으로 치료를 이어갈 때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더 구체적으로 찾아갈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반복된 귓병이라면, 지금의 불편함을 줄이는 일부터 좋아진 상태를 유지하는 방법까지 함께 상의해 주세요. 치료 이후에도 편안한 일상이 이어질 수 있도록 보호자님과 관리 계획을 세우겠습니다.
진료: 수성메트로동물병원 대표원장 최연우
본 글은 개별 환자의 3회차까지의 치료 기록입니다. 치료 방법과 기간, 반응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